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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고안압, 안압검사, 정밀검진)

magnolia 2026. 6. 21. 23:05

목차


    녹내장 환자의 실명 위험은 안압이 낮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1~2%에 불과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질환을 무겁게 만듭니다. 저는 학창시절 렌즈 부작용을 의심하며 안과를 찾았다가 고안압이라는 진단을 받고 그날 바로 안압 하강제를 처방받았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 이 글을 쓰게 된 출발점입니다.

     

    고안압 진단, 그날 집에 돌아와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압(眼壓, intraocular pressure)은 눈 안쪽을 채우고 있는 방수(房水)라는 액체가 만들어내는 압력입니다. 여기서 방수란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을 순환하는 액체로, 이 생성과 배출의 균형이 깨지면 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정상 범위는 보통 10~21mmHg(밀리미터 수은주)로 알려져 있는데, 저는 그 수치를 한참 넘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을 시작하고서야 녹내장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시신경(視神經, optic nerve)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인데,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스스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문장이 눈에 박혔습니다. 완치가 없다는 것, 치료의 목적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뿐이라는 것. 솔직히 그 순간은 꽤 오래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안압이 높다고 반드시 녹내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안압이 정상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안압증(ocular hypertension)이란 안압은 높지만 시신경 손상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반대로 정상안압 녹내장(normal tension glaucoma)은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대한안과학회).

    안압하강제를 쓰는 내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시 저는 매일 시간을 정해 안압 하강제를 점안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에 병원에 가야 했고, 수업 중에도 약을 챙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사용해도 안압 수치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쌓여가던 중, 결국 규모가 큰 안과전문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거기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비접촉식 안압계(non-contact tonometer)는 공기를 눈에 불어 안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검사가 간편하지만 각막 두께 같은 개인 특성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골드만 압평 안압계(Goldmann applanation tonometer)는 직접 각막에 접촉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안압 측정의 표준으로 사용됩니다. 작은 개인 안과에서는 비접촉식 검사만 진행했던 것이고, 저는 각막 두께가 두꺼운 탓에 실제보다 안압이 높게 측정됐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큰 병원에서는 각막 두께를 포함한 정밀 검사를 통해 시신경 손상이 없다고 판단했고, 안압 하강제를 계속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왜 이렇게 오래 사용했는지 의문을 표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안압 수치 하나만 보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판단일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녹내장 고위험군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녹내장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주변부 시야 일부가 소실되는데, 대부분 이를 자각하지 못합니다. 증상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핵심입니다.

    국내 녹내장 유병률은 40세 이상 성인 기준 약 3.4%로 추정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숫자로 보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치가 아닙니다.

    특히 다음에 해당한다면 더 이른 시기부터 정기 검진이 필요합니다.

    • 가족 중 녹내장 병력이 있는 경우
    • 고도근시(高度近視)가 있는 경우 — 고도근시는 안구 조직 자체가 변형돼 안압 상승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 손발이 차거나 편두통이 잦은 경우 — 혈류장애가 시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마른 체격의 여성 — 혈액순환 문제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40대 이상이면서 안압이 20mmHg를 초과하는 경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고안압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안압 하강제를 쓰기보다, 각막 두께 검사와 시신경 단층촬영(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같은 정밀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OCT란 빛의 간섭 원리를 이용해 시신경 섬유층의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검사로, 초기 녹내장성 변화를 발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녹내장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시야와 시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작은 안과에서 처음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안과전문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한 가지 검사 결과만으로 평생 약을 써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그 수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40대 이후라면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안압과 안저 검사를 받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1O8yVS22RE